 |
 |
|
총 1 페이지 중
현재 1 페이지, 전체 게시물 수 14 개
|
|
|
|
| 제목 : |
2006 임선미展 Review |
 |
 |
| 글쓴이 : |
| 임선미 |
작성일 : |
2006-11-26 12:04:49 |
조회수 : |
5340 |
|
 |
 |
표현의 욕구가 이미 예측할 수있는 단계를 넘어버린 지금에 와서는 그것을 담아내는 표현방법이나 재료역시 다양해지고 파격적이 되었다. 칠화(漆畵)역시 이전까지의 공예의 전유물로만 알려져있던 옻칠(漆)이라는 재료를 회화의 영역에서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칠이라는 재료는 이미 우리 생활속에서 혹은 우리의 손끝에서 익숙해진 재료이다. 칠의 매력은 자연그대로의 나무결을 더욱 생동감있게 느끼게해주는 투명칠(透明漆)과 칠흑같은 어둠이 오히려 사치스럽고 오만하게 보이는 흑칠(黑漆)이라든가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매혹적인 주칠(朱漆)을 통해 이미 익숙한 색채로서 또는 아주 새로운 느낌의 새로운 채색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이뿐만 아니라 칠은 방산, 방수, 방충, 방독성이 강해 그 표현을 견고하게 보존하며, 칠 도막을 형성하여 옻칠작품 본연의 가치인 심오하고 은은한 깊이와 부드러운 광택의 윤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칠화의 작업과정은 그리 만만치 않다. 하나의 칠작품을 위해서는 목판에 칠을 올려 칠하고 갈고 바르고 갈고를 6~7번을 거쳐야 드디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진다. 이 판위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칠하고 갈고를 반복하며 작품을 완성해간다. 그런데, 이러한 칠작업에는 정제하지 않은 생칠(生漆)과 만나야 하므로, 고통스러운 '옻오름'이라는 산고를 거쳐야 한다. 산모의 오랜 산통을 통해 예쁜 아기가 태어나듯이 칠작업은 여러번의 산고를 통해 판이 완성되고 작품이 태어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작품의 마무리단계에서도 만만치 않은 작가의 손을 요구하며, 칠작업 전체에 걸쳐 작가는 아기를 낳고 젖물려 키워내는 산모의 역할을 하게 한다.
이번 표화랑에서의 전시회는 이런 칠화작업의 여러면을 보여주고 싶은 다양한 의도로 준비하였다. 아직까지 칠에 대해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공예(craft)적인 감상을 넘어 미술(art)적인 감상을 갖게하고 싶었고, 칠을 통해 표현할 수있는 한국적 감각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동안 내 작품에서 즐겨 다룬 소재인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들이 사용하던 기물이나 나비, 꽃, 풀 등을 넘어 더 다양한 한국적 감각을 형상화하였다.
이런 노력으로 이번 전시회에 처음 선보인 것은 문자도(文字圖)였다. 문자도는 민화의 한 종류로 한문자와 그 의미를 형상화한 그림인데, 문자도를 통해 길상한 기운을 집안에 불러들이려던 옛조상들의 마음이 칠을 통해 잘 표현될 것 같았다. 옛 선인의 길상문자도에서 현세의 행복, 장수, 안락을 희망했듯이, 이번 전시회에서 칠화를 만날 관객들에게 길(吉), 행(幸), 복(福), 부(富), 화(華), 몽(夢)을 전해드리기 위해 작게는 40*40cm의 목판에서부터 200*300cm의 목판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현대적 문자도를 준비하였다. 또한 이번전시회를 통해 칠화의 깊은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다양한 칠기법으로 월(月), 여심(女心), 월하독작(月下獨酌), 대화(對話) 등 칠의 맛이 깊게 배어나는 작품을 준비하였다.
칠화는 이전까지 소극적으로 사용해왔던 칠의 영역을 넓혀 회화의 쟝르에서도 칠을 사용함으로써 대중과 좀더 가깝게다가갈 수 있을 뿐아니라, 칠의 매력에 빠져볼 수있는 기회가 넓혀졌다고 할 수있다.
그런데, 칠화는 다른 회화에 비해 유난히 많은 작가의 손길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작기간이나 직품의 크기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어서, 칠화의 다양한 다양한 표현을 다 보여주기에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가야할 길이 너무 멀다. 이젠 칠이 회화의 재료로서 사용된 만큼, 회화의 시각에서 칠화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평가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2006.8.19
옻칠화가 임선미 |
|
 |
 |
|